아이를 사랑해서 선택한 직업.
학부모 악성민원 앞에서 하나둘 교단을 떠나고 있다.
충청권 유아교육 교사 2년 새 251명이 줄었다.
유치원 알리미 통계에 따르면 충청권 유아교육 교사는 2023년 5,247명에서 2025년 4,996명으로 2년 새 251명 감소했다. 단순 원아 수 감소로 인한 자연 감소만이 아니라, 악성 민원에 지친 교사들의 자발적 이탈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 출처: 유치원 알리미
저출생으로 유치원 원아 수가 줄면서 교사 수도 자연 감소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학부모 악성민원과 교권 침해 압박에 지친 교사들이 스스로 유아교육 현장을 떠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유아교육 전문성을 갖춘 교사의 조기 이탈은 결국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학부모 응대만 하다 보면 아이들을 제대로 돌볼 시간이 없어요. 매일 카톡, 전화, 직접 방문까지… 몇 번은 억울해서 펑펑 울었습니다.
— 충남 공립유치원 교사 A씨 (재직 5년차, 익명)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의 2025년 상반기 유치원교사 교권 실태조사(231명 대상)에서 교권침해 가해자의 78.4%가 '학부모'인 것으로 드러났다. 놀이 중 사소한 사고, 아이들 사이 다툼까지 모두 교사 책임으로 돌리는 문화가 번지고 있다.
놀이 중 아이가 살짝 넘어졌는데 학부모가 교육청까지 민원을 넣고 "교사 바꿔달라"고 협박했습니다. 1년 내내 그 트라우마로 힘들었어요.
— 대전 공립유치원 교사 B씨 (재직 3년차, 익명)교권 침해가 발생해도 지역 교권보호위원회에 사건을 접수한 비율은 고작 3.4%에 불과했다(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 2025). 대다수 교사들은 '절차의 복잡함'(30.9%)과 '심의 참여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혼자 감내하고 있다. 교권 침해 경험 교사의 80.6%는 아무 대응 없이 "참고 넘겼다"고 응답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건수 중 유치원은 1년 전보다 5배 가까이 급증했다. 초등학교(1.2배)와 비교해도 압도적인 증가세다. 저학년 교사들의 악성 민원 부담이 가장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 출처: 교육부 교권보호위원회 통계 /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 2025 상반기 실태조사(231명) / 교사노동조합연맹 설문조사(1만명)
악성 민원은 단순히 교사 개인의 고통에 그치지 않는다. 우수한 교사가 현장을 떠나고, 대체 인력 공백이 생기며, 교육의 질이 하락하는 악순환 구조가 이미 시작됐다.
교권침해로 인한 교사의 심리적 소진과 이탈은 유아교육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 유치원 단계에서의 교권 보호는 초중고와 달리 별도의 법적·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유치원 교원 정원 확충과 '유아학교' 체제 구축이 시급하다. 악성민원 대응 시스템을 교사 개인이 아닌 기관 차원에서 처리하도록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
학부모의 반복 민원이나 무단 침입, 허위 신고 등은 명백한 교권 침해이며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교육활동 보호 관련 법령을 유치원에 맞게 실질적으로 개정해야 한다.
유치원 교사가 아파도 대체 인력이 없어 출근해야 하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질병·휴직 시 대체인력 배치를 의무화하는 유아교육법 개정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유치원과 학교의 급식·돌봄은 아이들의 생명과 직결된 영역이다. 교사의 교권 보호는 유아의 학습권 보장과 교육의 질 유지를 위한 필수 요소다.
— 이경미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총연합회 회장교원단체·전문가들은 교사 개인에게 민원을 떠넘기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관 차원의 민원 대응, 법 개정, 대체 인력 확보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2년 사이 251명의 유아 교사가 충청권 현장을 떠났다. 악성민원, 허위 신고, 끝없는 카톡…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어 선택한 직업에서 지쳐가는 선생님들을 지킬 제도와 문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