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심층기획 2025.09
신체폭행에서 사이버 범죄로 — 충청권 학폭, 4년 만에 2배 급증
충청권 학교폭력 검거인원은 2020년 1,288명에서 2024년 2,653명으로 4년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충청권 초·중·고 학생 수는 오히려 61만 8,706명에서 59만 2,022명으로 2만 6,684명 감소했다.
학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학교폭력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것은, 폭력이 그만큼 더 빈번하고 광범위해졌다는 뜻이다. 교육부의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도 피해응답률이 전국 기준 2.5%로 5년 전(2020년 0.9%)보다 약 3배 폭증했다.
충청권 합계: 2020년 1,288명 → 2024년 2,653명 (증가율 +106%)
충청권 합계: 2020년 279명 → 2024년 641명 (증가율 +130%) | 사이버 성폭력 급증이 주요 원인
충청권 합계: 2020년 747명 → 2024년 1,361명 (증가율 +82.2%)
충청권 합계: 2020년 108명 → 2024년 161명 (증가율 +49.1%)
요즘 청소년들은 온라인으로 친구를 사귀는 데 익숙하다 보니 학교폭력도 대부분 사이버 공간에 걸쳐 일어나고, 이를 악용해 접근하고 범죄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 김석민 푸른나무재단 과장과거의 신체폭행·금품갈취·따돌림이 이제는 SNS 실시간 중계, 불법촬영, 딥페이크 유포, 랜덤채팅 사기 등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학교 담장을 벗어나도 폭력은 스마트폰 속에서 계속된다.
푸른나무재단의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전체 사이버 학교폭력 중 성폭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 2.8%에서 2024년 13.3%로 급증했다. "한창 문제됐던 딥페이크 사진·영상도 적지 않다. 디지털 범죄와 연계된 새로운 형태의 학교폭력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김상남 법무법인 와이케이 변호사)
사이버 학교폭력은 피해 장면이 영상·사진으로 남고 불특정 다수에게 빠르게 확산하면서, 그 흔적을 지우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피해학생의 트라우마가 장기화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사업자에게 유해콘텐츠 삭제 의무를 부과하고, AI 기반 감지·차단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024년 충청권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심의 건수는 4,080건으로 하루 평균 11.2건에 달했다. 2021년 2,646건에서 3년 만에 54% 증가했다.
충북의 경우 2024년 학폭위 처분 불복 행정심판이 84건으로 전년(47건) 대비 78.7% 급증했다. 대전 2023년 44건→2024년 51건, 충남 98건→112건으로 모든 지역에서 늘었다. 변호사 선임, 법적 분쟁으로 번지면서 피해학생 보호조치가 늦어지는 악순환도 발생하고 있다.
옛날에는 한 달에 1~2건 들어오던 학폭 관련 상담이 지금은 한 주에 1~2건 정도로 더 많아졌다. 행정 절차, 법적 소송으로 학폭을 해결하려다가 관계 회복이 안 된 경우를 많이 봐 안타깝다.
가해 사실이 입시에 불이익이 되니까 오히려 해코지의 수단으로 학폭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다. 피해자가 역으로 협박을 하거나 가해자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학폭 유형이 나타나고 있다.
학교폭력 증가에도 불구하고 학교전담경찰관(SPO) 1명이 담당하는 학교는 평균 10곳을 넘는다. 폭력은 늘었지만 이를 막아야 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충청권 SPO 총 140명은 2022년 127명보다 늘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대전의 한 SPO는 "평균 10개교를 담당하는 것이지 15개교를 맡는 경우도 있다"며 "예방교육도 학급 단위로 해야 더욱 효과적일 텐데 그러려면 SPO가 더욱 많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SPO 개인 역량으로 교육지원청 소속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과 핫라인을 구축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 충청권 SPO 경찰 관계자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학교폭력 대응의 무게 중심을 사후 처벌에서 예방과 관계 회복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시에 사이버 공간으로 확장한 폭력에 대응하는 제도적 장치도 시급하다.
행정심판까지 가다 보니 즉각적이어야 할 피해학생 보호조치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 갈등 해결에 있어 중재자로서 학교의 역할도 필요한데 그러려면 교사가 학생·학부모와 라포를 쌓고 신뢰를 얻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적극적인 경찰 활동으로 학교폭력을 해결하려 한 미국, 일본의 사례를 보면 거의 성공하지 못했다. 교육적 접근이 더 중요하다.
학교폭력은 더 이상 교문 안에 갇혀 있지 않다. 스마트폰 속, SNS 속에서 24시간 이어진다. 충청권 학교폭력 검거인원이 4년 만에 두 배가 된 이 숫자 뒤에는 지금 이 순간도 화면 앞에서 상처받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