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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인구감소지역 18곳 중 17곳에서 인구가 줄었다
정부는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자체를 살리기 위해 2022년부터 2031년까지 매년 1조 원씩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충청권에서만 4년간 약 4,839억 원이 배분됐다.
충청권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충남 9곳(공주·논산·보령·금산·부여·서천·예산·청양·태안), 충북 6곳(제천·괴산·단양·보은·영동·옥천) 등 15개 시·군과, 대전의 대덕구·동구·중구 등 관심지역 3곳이다.
정부는 위기지역에 큰돈을 지원했다고 자랑할 것이 아니라 인구가 계속 줄지 않도록 설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하고 예산을 제대로 배정해야 한다.
— 전광희 충남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겸 한국응용통계연구원 상임교수※ 출처: 각 시군구 정보공개청구 /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 (현 인구: 2025년 11월, 증감은 2021년 12월 기준)
| 시군구 | 기금배분액 | 현 인구 | 4년 전 대비 증감 | 증감률 |
|---|---|---|---|---|
| 충남 부여군 | 383억 | 5만 8,477명 | ▼ 5,297명 | -8.3% |
| 충남 서천군 | 324억 | 4만 7,272명 | ▼ 3,473명 | -6.8% |
| 충남 논산시 | 276억 | 10만 6,919명 | ▼ 7,564명 | -6.6% |
| 충북 괴산군 | 320억 | 3만 5,618명 | ▼ 2,504명 | -6.6% |
| 충북 영동군 | 310억 | 4만 2,740명 | ▼ 3,033명 | -6.6% |
| 충남 보령시 | 350억 | 9만 2,215명 | ▼ 6,193명 | -6.3% |
| 충북 보은군 | 292억 | 3만 229명 | ▼ 1,649명 | -5.2% |
| 대전 대덕구 | 73억 | 16만 5,902명 | ▼ 9,144명 | -5.2% |
| 충북 단양군 | 336억 | 2만 6,873명 | ▼ 1,458명 | -5.1% |
| 충남 청양군 | 320억 | 2만 9,795명 | ▼ 645명 | -2.1% |
| 충남 예산군 | 248억 | 7만 8,891명 | ▲ 2,090명 | +2.7% ★유일 증가 |
충청권 전체 인구는 517만 명으로 4년 전(516만 명)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그 내부는 극단적으로 갈라졌다. 대도시는 몸집을 키우고, 농촌은 주민이 사라지고 있다.
※ 현 인구: 2025년 11월 / 4년 전 비교: 2021년 12월 / 출처: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
김동균 국립한밭대 공공행정학과 교수는 "국가 전체 인구는 정해진 상황에서 100개 이상 시·군·구에 매년 수십, 수백억원을 지원해 제로섬 게임을 시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충청권 18개 시·군·구의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 162개를 전수분석한 결과, 기금은 관광·복지·주거 3대 축으로 집행됐다. 반면 인구 유입의 핵심인 일자리 창출 관련 예산은 턱없이 부족했다.
※ 출처: 각 시군구 정보공개청구 / 기금예산이 많은 순서대로
50개 관광·문화 사업에 1,509억원. 방문객은 늘어도 주민은 늘지 않는 구조다.
경제·산업 분야 전체를 합쳐도 14.1%(682억원)에 불과. 인구 정착의 핵심인 일자리가 빠졌다.
구인구직플랫폼, 기업특례보증, 스마트팜 등 지역끼리 중복되는 사업이 다수. 차별화된 전략이 없다.
현실적으로 가장 큰 문제가 일자리다. 인구 정착의 지속성을 달성하려면 정주환경과 결합한 패키지 형태로 기금 사업을 펼쳐야 한다.
— 임준홍 충남연구원 박사충북 단양군은 지역 소멸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지방소멸대응기금을 과감히 집중 투자했다. 2022~2023년 배분받은 기금 112억원 중 무려 60.7%인 68억원을 의료 인프라 개선에 쏟아부었다.
2024년 7월 개원한 단양군 보건의료원은 개원 첫 해 2만 4,543명, 이듬해 3만 1,095명이 찾았다. 군 단위 지자체에서 의료 인력이 다시 늘어난 이례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2025 지자체 인구감소 대응 우수사례 경진대회 국무총리상 수상
일부 지자체들은 지방소멸 대응카드로 관광 랜드마크나 대형 복합시설 건립을 선택했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집중 투자보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충남 청양군의 청소년 복합힐링공간(133억원)은 집행률이 11%에 불과하고, 충북 단양군의 미라클파크 조성사업(93억원)도 집행률이 7%에 그쳤다. 수십억~수백억원 규모의 사업들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동안 인구 유출은 계속된다.
충청권 인구감소지역 기금 사업 중 외국인·이주민 유치 관련 사업은 전체의 3.9%에 불과하다. 저출생·고령화로 자연 증가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주민 유입을 통한 인구 보충 전략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적으로 혼인율과 출산율이 반등 신호를 보내고 있다. 충청권 인구감소·관심지역에서도 출생아 수가 늘기 시작했다.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소멸 위기는 더 깊어진다.
대전·충남·충북 혼인건수가 2021~2023년 연 1만 9,000건에서 2024년 2만 4,547건으로 급증.
3개 시·도 출생아 수가 2016년부터 감소해 오다 2024년 처음 반등. 18곳 중 12곳에서 출생아 증가.
혼인·출산이 늘어도 일자리·교육·의료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도시로 빠져나간다.
인구감소지역의 활력을 보다 제고하기 위해서는 젊은층 인구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으며, 이는 무엇보다도 일자리의 질적 제고가 뒷받침되는 것이 중요하다.
— 장인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연구실 연구위원지방소멸대응기금의 문제는 단순히 예산 규모가 아니다. 설계가 잘못됐다. 인구 유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없고, 집행률만 높으면 된다는 안이한 인식이 문제다. 전문가들이 내놓는 대안은 명확하다.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해당 지역에 생산시설 등을 건설하는 기업에 법인세(지방세)를 감면하고, 고용창출 인센티브를 추가 지원하는 정책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인구감소지역은 지자체 역량만으로는 일자리를 창출하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지역 공동체와 협력해 복지 사업을 하더라도 일자리와 연계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주환경과 결합한 패키지 형태로 기금 사업을 펼쳐야 한다. 집을 주고, 일자리도 주고, 아이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패키지로 설계해야 정착이 이뤄진다."
"인구가 계속 줄지 않도록 설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해야 한다. 기금을 지원했다는 사실보다 그 결과로 얼마나 인구 감소를 막았는지가 평가 기준이 돼야 한다."
5,000억원을 쏟아부었지만 충청권 인구감소지역 18곳 중 17곳에서 인구가 줄었다. 기금 설계를 근본부터 바꾸지 않으면 2031년 기금 종료와 함께 지방 소멸은 가속화된다. 혼인·출산 반등이라는 기회의 창이 열린 지금, 제대로 된 정책이 필요하다.